AI 부정행위로 아마존 합격한 21세 한인, 75억 투자 받고 데이트까지 속여 논란

"계산기도, 스펠체크도, 구글도 처음엔 치팅이라 불렸습니다. 이제 AI가 그 자리를 대신할 차례입니다."

이 도발적인 말의 주인공은 콜롬비아대 출신 21세 한인 청년 이정인(Chungin “Roy” Lee)입니다. 그는 최근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AI 스타트업 'Cluely’의 공동창업자로, 자신이 개발한 AI 치팅툴로 아마존 인턴십 면접에 합격한 후 530만 달러(약 7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세계적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AI로 빅테크 면접을 속이다

이정인의 여정은 단순한 코딩 프로젝트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Interview Coder'라는 AI 도구를 개발해 아마존의 화상 코딩 면접에 활용했습니다. 이 도구는 브라우저에 보이지 않는 오버레이 창을 띄워 면접관 모르게 실시간으로 답변과 코드를 제공했고, 이정인은 이를 통해 인턴십에 합격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가 이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했다는 사실입니다. "How I Cheated My Amazon Interview"라는 제목의 영상은 순식간에 바이럴 히트를 기록했고, 이는 곧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정학 처분과 창업의 길

영상이 화제가 되자 콜롬비아대학교는 이정인에게 정학 처분을 내렸고, 아마존에서도 인턴십 제안이 취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정인과 공동창업자 닐 샨무감(Neel Shanmugam)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해당 기술을 발전시켜 'Cluely’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습니다.

"Cheat on everything(모든 것을 치팅하라)"이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을 내건 Cluely는 면접뿐 아니라 시험, 영업, 심지어 데이트까지 AI가 실시간으로 코칭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출시 직후 7만 명의 사용자가 몰렸고, 2025년 4월 기준 월 300만 달러의 연간 반복 수익(ARR)을 기록하며 Abstract Ventures와 Susa Ventures로부터 53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데이트까지 치팅? 논란의 확산

Cluely의 마케팅 영상은 더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정인이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데이트 자리에서 AI의 실시간 코칭을 받아 상대방에게 나이와 예술 지식 등을 속이는 장면이 등장한 것입니다. 비록 연출된 광고였지만, 이 영상은 "AI가 인간관계까지 조작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습니다.

Reddit, X(트위터), LinkedIn 등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블랙미러 에피소드 같다", "21세기 디지털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Morning Brew, Business Insider 등 주요 매체들도 AI 치팅툴이 가져올 신뢰와 진정성의 붕괴를 우려하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습니다.

혁신인가, 위협인가?

Cluely 측은 "AI는 인간의 경쟁자가 아니라 협업 파트너"라며, 암기·코딩·리서치 등 반복적 작업은 AI에 맡기고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부 투자자와 기술 옹호자들도 "시험·면접 시스템의 구식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반면 교육계와 기업들은 "실력과 신뢰 기반의 사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원격 면접·시험의 신뢰성, AI 활용의 윤리적 경계, 개인정보 보호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시대, 우리의 선택은?

Cluely 사건은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AI가 우리 사회의 근간인 신뢰와 진정성,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곧 규범의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새로운 규제가 등장할지, AI 시대의 공정성과 혁신의 균형은 어떻게 재정립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정인의 말처럼 AI도 결국 계산기나 스펠체크처럼 일상적 도구가 될까요? 아니면 인간의 진정한 역량과 관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까요? AI와 함께하는 미래, 우리는 어떤 기준과 가치를 지켜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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